게으른자1 용기 있고 게으른 자의 미용실 몇 개월 단위로 머리가 부스스해지면 자연스레 발길이 향하는 미용실이 하나쯤은 있다. 이리저리 여러 곳을 전전하다 마침맞는 그곳을 발견했을 수도 있고,그냥저냥 마음 밖으로 날 실력까진 아니기에 다른 곳을 찾는 번거로움을 피할 겸 다시 그 미용실을 찾기도 한다. 내 경우를 살피자니 ‘현재’는 고정적으로 가는 곳이 없다. 1년 전 사는 지역이 바뀌고 난 후로는 더욱 갈피를 잡지 못하고 덥수룩한 상태로 지내는 시간이 꽤 길다. 어린 날에는 엄마가 지정해 주는 미용실에서 머리를 잘랐다. 큰 변화 없이 3년 내내 똑 단발로 지냈던 중학생 시절을 지나, 고등학생 시절엔 친구들과 몰려다니며 쿠폰을 마구 뿌려대는 번화가의 공장형 미용실에서 몰래 파마도 했었더랬다. 자유를 얻는 성인이 된 이후엔 ‘근거리 미용실’이 조건 .. 2020. 10. 27. 이전 1 다음